은하영웅전설 원작에 관해

 
'82년에 첫발간되어 '89년에 14권을 완간시킨 은영전은 일본의 저명한 SF 판타지 소설가 다나카 요시키(田中芳樹)선생의 대표적 소설이다. 많은 영웅들이 등장하여 전제주의와 공화주의간의 우주의 패권을 둔 다툼이 다양한 전략 전술과 함께 펼쳐지는 장대한 스케일의 SF물이자, 새로운 은하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대하 역사물로 SF 삼국지라는 별칭이 존재하기도 한다.

 은영전의 큰 축을 이루는 설정은 다음과 같다.

 불모의 땅이 된 지구를 버리고 넓은 은하계로 진출한 인류는 은하연방이라는 단일국가를 세우고 한은하계에 새로운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 세월은 수십세기가 흘러 서력이 아닌 우주력을 접목하게된 인류, 오랜 평화속에서 썩을 대로 썩은 은하연방은, 루돌프라는 희대의 독재자를 탄생시킨다. 군대에서 세력을 키워 정치가가 된 루돌프는 은하제국을 세우고,  스스로 신성불가침의 황제가 되어 골덴바움 왕조의 시조가 된다. 그렇게 시작한 은하제국의 역사도 500여년이 흐르는동안 전제주의 폐단으로 말미암아 천천히 썩어들어가기 시작한다.

 한편, 전제주의에 반하는 아레 하이네센 등의 공화주의자들은 제국의 손이 아직 미치지 않은 우주로 멀리 도망쳐 나간다.
반세기간의 긴 우주여행 끝에 그들은 거주할 수 있는 행성들을 찾아내고,그 곳을 터전으로 민주주의 체재의 뿌리를 내린다.동시에 그들은 스스로를 '자유행성동맹'이라고 칭하기에 이른다. 그 후, 오랜 시간동안 동맹의 존재를 모르고 있던 제국은 초계근무중이던 정찰함이 우연히 동맹초계함과 접촉,그날로 전쟁이 시작되어 1세기 반이 넘는 오랜 세월동안 전쟁이 이어진다.

 제국의 하급귀족의 자제 라인하르트는 10세때 어머니와 같이 의지하고 사랑한 5살위의 아름다운 누이를 황제의 후궁으로 빼앗긴 뒤로부터 언젠가 골덴바움 왕조를 멸망시키고 누이를 되찾아오겠다는 야심을 품고 군인이 되어 전쟁터에서 혁혁한 무공을 올린다.그는 덕택에 20살도 되지 않은 나이에 대장으로 승진하고 원수직까지 바라보게 된다.

 한편,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청년시절에 아버지마저 잃은, 동맹의 역사학도 지망생 양 웬리는 '공짜로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 전쟁사를 배울 수 있는 사관학교로 들어갔으나, 얼마 안가서 국방부 예산부족을 핑계로 전쟁사 부분이 폐지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전략연구과로 옮기게 되고 졸업후 최전방에 배치된다. 전략전술에 특출한 재능이 있어 몇가지 전투를 통해 승진을 거듭,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32세의 나이에 이미 원수로 승진한다.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서 평민 청년들을 계속 전쟁터로 끌어내는 제국, 유권자들의 표가 달아나는 것을 막기 위해 무모한 전쟁을 지속시키는 동맹, 어느 쪽이나 썩을만큼 썩어있는 난세속에서 태어난 두 주인공이 보여주는 활약, 그리고 두 전쟁의 천재끼리의 대결은 독자를 끝없이 <은영전>의 세계에 빨아들인다.

 주인공을 비롯한 다양한 매력의 개성 강한 수많은 등장인물들과 작가 특유의 간결하고 신랄한 문체로 일본 현지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어 발간 20 여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꾸준히 재판되고 있는 은영전 소설은 원전 10권, 외전 4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본 현지에선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단편 외전이 더 발간되어 있다.

 국내엔 1991년경 을지서적에서 해적판이 출시되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당시 지하철 역에도 대대적으로 광고가 될 정도였는데, 메이져 출판사가 해적판을 그리도 당당히 대대적으로 광고까지 하다니 정말 대단한 배짱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저작권 소송이 벌어져 국내에서 폐소 판결이 났다. 그래서 출판사가 문을 닫은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이후 서울문화사에서 1999년부터 2000년에 걸쳐 정식으로 14권을 모두 출판했다.

 번역이 허접하고(주인공 이름마저 틀렸었다), 원작의 변형 및 삭제가 심했던 해적판에 비해 서울문화사판은 문제는 있으나 되도록 완역에 힘써 원작 내용의 충실한 번역과 원작자의 필치를 살려내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이 부분에 대해선 L.o.G.H - 해적판vs정판 비교 게시판을 참조)

 은영전은 '88년부터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어 현재 극장판 세편이 개봉되었고, 원전 OVA가 110화로 완결, 이후 외전 OVA가 현재 52화까지 최근에 완성 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질 전망이다.(애니메이션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L.o.G.H - 애니메이션 페이지 참조) 국내엔 92년에 OVA 1기 총 26화가 대원동화를 통해 수입이 되었었는데 당시의 어린이가 주관람층이었던 국내 애니시장에서 흥행참패를 기록(^^;) 지금은 비디오샵은 물론 대원 본사에서도 찾기 힘든 희귀작이 되어 버렸다. 은영전은 '조커'로 유명한 여류만화가 미치하라 카츠미에 의해서 출판만화화도 되었는데, 극장판으로 나온 외전 '황금의 날개' 한 권과 소설 원전 2권 까지를 11권으로 1부 종결 시켰고, 2007년 11월 현재 원작 3권 부터의 스토리를 담은 단행본 '영웅들의 초상' 1권(사실상 12권)이 발매 되었으며 잡지에 계속 연재중이다.

만화책은 국내에 시공사를 통해 출판되었는데 원작에 대한 몰이해로 인한 허접번역의 수준은 과거 을지판의 소설 수준을 능가함을 자랑한다.(자세한 내용은 L.o.G.H - 만화책 페이지를 참조)

-번역자와의 다리를 놓아주어 '얀'이 '양'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셨고 은영전 팬들을 위해 재출판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셨던 서울문화사 이재호 기자님께서 책의 출판에 앞서 지병으로 입원하셨다가 결국 2001년의 어느날 별세하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 분께서 살아 계셨더라면 이렇게 빨리 절판 되는 사태는 없지 않았을까 싶은 기분이 드는군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글:라인하르트 폰 뮈젤